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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정요한 변리사의 저작권 이야기]#10 검정 고무신 애니메이션 저작권 논란에 대해서

아신특허법률사무소
2025-09-07
조회수 1131

안녕하세요, [저작권 이야기] 열 번째 소식으로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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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최근 2심 판결이 선고된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 사건을 통해,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불공정 계약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 창작자를 죽음으로 내몬 불공정 계약

90년대를 대표하는 국민 만화 '검정고무신'의 그림 작가 고(故) 이우영 작가와 형설출판사 간의 저작권 분쟁이 최근 2심에서 극적인 반전을 맞이했습니다.

2024년 8월 28일,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고 "출판사가 이씨 유족에게 약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1심에서 오히려 이씨 측이 7,400만원을 배상하라던 판결과는 정반대의 결과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2007~2010년 사이 체결된 불공정 계약이었습니다. 당시 연재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이우영 작가는 형설출판사 대표와 "작품과 관련한 일체의 사업권·계약권을 출판사에 양도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계약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계약기간을 설정하지 않아 사실상 영구적인 사업권을 설정하게 되었고, 사업 내용과 종류를 전혀 특정하지 않아 출판사가 무제한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원작자의 동의 절차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며, 이러한 포괄적인 권리 양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대가조차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15년간 77개의 '검정고무신'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이우영 작가가 받은 금액이 단 1,200만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입니다.


2.1심과 2심의 엇갈린 판단

(1) 1심 판결 (2023년 11월) 

1심 법원은 출판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신뢰관계를 깨뜨렸다며 저작권 양도 계약의 효력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씨가 출판사의 저작권을 일부 침해했다고 인정하여 7,400만원의 배상 책임을 지웠습니다.

이러한 판결은 계약의 효력은 부인하면서도 오히려 창작자에게 배상 책임을 지운 모순적인 결과였습니다. 이미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유족들에게는 가혹한 판결이었고, 심지어 출판사 대표는 고인의 초등학생 막내딸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공분을 샀습니다.

(2) 2심 판결 (2024년 8월 28일)

2심 법원은 1심의 판단을 전면 뒤집었습니다. 저작권 계약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1심과 같았지만, 이씨의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출판사가 이씨 측에 4,000만원을 배상하고, 검정고무신 관련 창작물과 광고물의 생산·판매·전시를 금지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창작자의 권리를 정당하게 인정한 판결로, 1만 7천명의 만화&웹툰 창작자들이 서명한 탄원서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창작자가 자신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는 비극

이 사건에서 가장 비극적인 부분은, 이우영 작가가 자신이 창작한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자신의 다른 작품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출판사로부터 고소를 당했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생전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손발이 다 잘린 느낌"이라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은 창작자에게는 창작 활동 자체를 봉쇄당하는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저작권법의 기본 원칙상, 저작자는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을 갖습니다. 설령 저작재산권을 양도했더라도 저작인격권은 여전히 저작자에게 남아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출판사가 사실상 작가의 모든 권리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4. 문화예술계의 고질적인 불공정 계약 관행

이우영 작가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의 58.9%가 불공정 계약이나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주요 불공정 행위로는 제작사 및 플랫폼에게 유리한 일방적 계약이 40.8%로 가장 많았고, 계약 체결 전 계약사항 수정요청 거부가 32.1%, 특정 계약금 지급 방식 또는 수익배분비율로 계약을 강요하는 경우가 43.8%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창작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결국 한국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5. 공정한 창작 환경을 위한 제도적 개선 필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우영 작가 사건 이후 "콘텐츠 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저작권 제공을 강요하거나 불공정한 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행위를 방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제도적 개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문화예술계 전반에 만연한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표준계약서의 의무화를 시작으로 저작권 교육을 강화하고, 분쟁 조정 기구의 실효성을 높이며, 불공정 계약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6. 결론 - 창작자의 권리가 곧 문화의 미래다

2심 판결은 늦었지만 정의로운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이우영 작가는 세상을 떠났고, 유족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대에, 정작 그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은 불공정 계약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문화산업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이우영 작가의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창작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한국 문화예술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길일 것입니다.

이상으로 [저작권 이야기]였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필요한 서비스가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아신특허법률사무소로 문의 주세요. 

지식재산권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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